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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11월호에 ESG 특집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내용 중에 네덜란드 연기금의 책임투자 담당자의 국내 대기업에 대한 코멘트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가져와 봤다. 자세한 분석 내용도 아니고, 해당 연기금의 공식적인 판단도 아닌 담당자가 인터뷰에서 짧게 말한 의견이라는 점을 참고해서 보면 될 듯하다. 코멘트 내용 요약, 내 생각, ESG 평가기관의 평가에 대한 내 코멘트로 구성해 봤다. 내 코멘트 역시 해당 회사들에 대해서 외부에 알려진 내용만 가지고 판단한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다.
삼성 ESG 코멘트
- 요약 : 환경(E)과 사회(S)는 상당한 수준, 의사결정체계(G)는 숙제가 남아 있다. 정보 공개도 상세하고 성실하다. 이슈가 터졌을 때, 대응하는 속도가 빠르다.
- 환경적인 부분과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은 높게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숙제"라는 표현을 썼는데, 뭔가 중의적인 느낌으로 말한 것 같다. 짧은 코멘트 만으로는 내부의 의사결정체계가 문제가 있는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
- 삼성전자 ESG 등급(스코어) : 70/274 등급평가나 리스크 부분에서 보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가기관의 평가 자체는 높은 수준은 아니다. 네덜란드 연기금의 책임투자담당자의 평가와 달리 평가기관의 스코어는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외부 기관 대응에 소극적이어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한다.
LG ESG 코멘트
- 요약 : 20여년 전 국내 기업 최초로 주주사 전환을 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지금도 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주요 그룹사 중 최고경영진과 직접 대화가 불가능한 곳은 LG 뿐이다.
- 마지막 줄만봐도 지금의 LG에 대한 느낌이 딱 온다. 글로벌한 시각으로 보나 국내 시각으로 보나 내부자의 시각으로 보나 비슷한 것으로 보아 LG의 문제는 어느 정도 확실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
- LG ESG 등급(스코어) : 80/455 LG는 리스크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가 될 것들이 많은 데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현대차 ESG 코멘트
- 요약 : 한전 본사 부지를 인수할 때만해도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았다. 이후 개선이 많이 이뤄져서 현시점에선 국내 그룹 중 가장 업그레이드된 이사회를 가지고 있다.
- 짧은 코멘트만 보면, 당분간 글로벌 비지니스를 영위해 나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사회 부문으로 볼 수 있는 노주 문제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는 없는데, 일부러 뺀 건지 아예 언급을 안 한 건지는 모르겠다.
- 현대차 ESG 등급(스코어) : 50/362 현대차는 평가와 리스크 모두 좋지 못하다. 사실 전세계 대부분의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의 ESG등급이 낮은 편이다. 신생 전기차 업체들의 경우에는 평가가 보통 극과 극으로 갈린다. 리스크 중에서도 소셜 리스크가 특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 ESG 코멘트
- 요약 :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를 진정성 있게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칭찬할 만하다. 다만, 내부 구성원들의 인식 수준은 이에 못 미친다. 사회적 가치만 너무 강조하여 계열사에서는 S만 잘하면 ESG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좋아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 한마디로 최태원 회장만 힘쓰고 있다는 것 같다. 또 구성원은 그로 인해 사회적 평가만 좋게 받는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보인다. 수펙수추구협의회라는 의사결정 조직이 있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전형적인 대기업 이사회 이상의 느낌은 없었고, 아직까지는 최태원 회장이 힘이 빠지면 추진동력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SK ESG 등급(스코어) : 90/469 평가는 매년 좋아지고 있는데, 리스크가 심하게 높다. 그나마 지배구조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정 평가기관의 평가만 좋은 것으로 보아서 등급 세탁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담당자의 코멘트에 어느 정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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