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용산 신사옥이 완공되고 나서,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 퇴근시간 무렵 다녀온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회사에 투자 해볼까 하는 마음을 당분간은 완전히 접기로 했다.
대표 기업 중 하나라서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그래서 가 본 것이었는데, 그런 생각이.... 아니 느낌이 들어서 나도 그 당시에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사실 논리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건물은 독특하고, 잘 지어졌고, 직원들이 출퇴근하기 좋은 구조고, 외부에도 적당히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적절한 보안도 갖추고 있다. 홍보와 판매를 위한 공간도 있고, 쉬거나 기다릴만한 장소도 있다. 무선인터넷도 되고, 안내데스크도 있다. 지하엔 적당한 구성의 상점들도 있다. 화장실은 깔금하고 이용하기도 편했다. 아이와 함께 퇴근하는 모습들도 보기 좋았다.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으니 논외로 하고, 일단 보기에는 직원으로 다니기엔 좋아 보였다.
근데 뭐가 문제였을까...
지금와서 곱씹어보면 관점의 차이였다. 어쩌면 투자할 수도 있는 회사를 둘러 본 것이었는데, 둘러 본 느낌을 종합하면 영업이 잘 돼도 투자자에게 몫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한류상황을 빼더라도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문제는 논외다.
물론 전적으로 주관적인 판단이다. 여러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게 익숙해지면서 회사 외부자로서 내부를 판단하는 나름의 기준이 생겼는데, 사실 다른 가치관의 누군가가 보면 편견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관점이 내 자산에 보탬이 되고, 결정적으로 틀렸다는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써먹을 수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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